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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매스커레이드 호텔] 도서 줄거리 느낀점 저자소개

by 제주여행 길라잡이 2023. 3. 17.

매스커레이드는 '가면, 가면무도회'라는 뜻이다. 우리는 때때로 살아가면서 위치나 이익을 위해 임시방편의 가면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가면 밑에 숨겨진 맨얼굴의 허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메스커레이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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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도쿄에서 6일 혹은 8일 간격으로 세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현장에는 수수께끼 같은 숫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10월 4일. 45.761871. 143 803944
10월 10일. 45.648055. 149 850829
10월 18일. 45.678738. 157 788585
경시청에서는 이 메시지를 근거로 동일범에 의한 연쇄살인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숫자에 담긴 암호를 풀어낸 사람은 경시청 수사 1과 소속의 닛타 고스케 경위. 혈기 왕성한 엘리트 수사관이다. 범인이 숫자 메시지를 통해 예고한 네 번째 살인의 무대는 도쿄의 초인류 호텔 코르테시아 도쿄. 호텔은 최상의 서비스의 상징이다. 수사를 위해 코르테시아 도쿄 호텔 프런트에 위장 잠입한 닛타는 우수한 여성 호텔리어 야마기시 나오미에게서 진지한 교육을 받게 되는데....... 하지만 수사관 닛타의 임무는 인간의 가면을 벗기는 일, 호텔리어 야마기시 의 임무는 고객의 가면을 지켜내는 일이었다. 만만치 않은 두 사람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가운데, 범인의 살인 계획은 착착 진행되고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이윽고 서로 이해하는 부분을 찾아가는 가운데서 사건을 해결할 힌트도 서서히 떠오르게 된다.
코르테시아 도쿄 호텔 프런트에 선 야마기시와 닛타에게 차례차례 찾아오는 다양한 고객들, 과연 그들의 맨얼굴은 어떤 모습인가. 살인 사건의 수사와 호텔에서 빚어지는 고객과 직원의 에피소드가 숨 막히도록 빠르게 교차하면서 단 한 줄의 문장도 놓칠 수 없을 만큼 독자의 의식을 받아들인다.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되짚어보면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놀랍도록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품을 탈고한 뒤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상상력을 극한까지 쏟아부었다는 실감이 든다. 그만큼 작업의 보람도 충분히 느꼈다. 앞으로 똑같은 작업을 한다 해도 이보다 더 잘 해낼 자신은 없다고 밝혔는데, 역시 다른 어떤 작품보다 공들여 짜내려 간 대작이라는 점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그의 특별한 주인공 닛타 고스케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한 사회에서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때그때 적절한 가면을 번갈아 얼굴에 붙이고 나서는지도 모른다. 각각의 직업에 적합한 가면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임시방편의 가면을 둘러쓰기도 한다.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가면의 모습이 다양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지녀야 할 본래의 얼굴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허상인지도 모른다. 호텔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에 찾아온다는 야마기시 나오미의 말은 곱씹어볼 만하다.

느낀 점


이 소설을 읽은 일본 독자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집념이란 참으로 무섭다!라는 감상평이 많았다. 사소한 몇 마디의 치기 어린 말에서, 혹은 투철한 직업 정신에 따른 의례적인 대처에서 누군가는 큰 상처를 받고 그것이 원한이 되어 복수라는 집념에 사로 잡힌다. 언제 어디서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가 원망이 되어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은 참으로 무섭다. '어떤 일로 인간이 상처를 입는지 타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작품이다. 1985년에 소설 '방과 후'가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이래, 장장 25년에 걸쳐 작가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해 온 노고에 잠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제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제 일인자로 손꼽히고 있지만, 그도 데뷔 후 10여 년 동안 별 볼일 없는 무명작가의 시절을 거쳤다.
우리는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그러면서도 그 가면 밑의 맨얼굴이라는 허상을 추구하는 지도 모른다. 존재하지 않는 동일범, 존재하지 않는 스토커를 추적하는 형사와 호텔리어의 이야기는 좀 더 넓게 보자면 그런 우리의 자화상일 것이다.

저자소개


히가시노 게이고는 초기에는 추리물, 서스펜스, 패러디, 엔터테인먼트 등 다채로운 작품을 발표했다. 오사카 부립대학 공학부 출신답게 원자력발전이나 뇌 이식 등의 과학을 다루거나, 한편으로 스포츠에도 능해서 대학 시절에 주장으로 활동한 양궁을 비롯해 검도, 야구, 스키점프, 스노보드 등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도 눈에 띈다. 시리즈 캐릭터를 최소한으로 아껴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붉은 손가락' 악의', '졸업', '내가 그를 죽였다', '잠자는 숲' 등의 가가 교이 치로 형사, 「용의자 X의 헌신」을 비롯한 '갈릴레오 시리즈'의 유가와 마나부 교수 외에 이번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새롭게 등장한 닛타 고스케 형사가 세 번째 캐릭터인 셈이다. 그의 작품 경향도 세월과 함께 서서히 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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